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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40점짜리 재웅이 전교 1등 만든 ‘엄마표 칭찬 교육’

[중앙일보] 입력 2011.10.03 00:22 / 수정 2011.10.03 00:30

교과부 ‘사교육 없는 교육’ 수기 우수상 … 인천 부흥고 심재웅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성적을 끌어올린 심재웅군(17·인천 부흥고 2학년·오른쪽)이
어머니 김민숙씨(53)와 함께 자신의 진학 목표를 적은 도화지를 앞에 놓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윤석만 기자]
“엄마, 애들이 바보라고 놀려요.”

인천에 사는 김민숙(53)씨는 2005년 여름 초등학교 5학년 아들(심재웅군, 현재는 인천 부흥고 2)에게 이런 말을 듣고 당황했다.
성적이 학급(반)에서 최하위권이었고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기 일쑤인 아들을 아이들이 ‘바보’라고 놀린 것이다.

그때까지 재웅이는 과목 전체 평균 40점을 넘긴 적이 없었다.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의 공부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김씨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풀이 죽은 아이의 모습을 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한 김씨는 다음 날 서점으로 달려가 참고서와 문제집을 구입했다.
형편이 빠듯해 사교육을 시킬 수 없어 직접 아들을 가르쳐 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김씨는 매일 두 시간 걸리는 출퇴근시간을 이용해 전철 안에서 참고서를 공부했다.

회사 일과 집안 일, 아이 선생님 등 1인3역을 하느라 몸이 고되기는 했지만 오후 10시까지 아들과 같이 공부했다.

재웅이는 “물 주세요” “배 고파요”라며 5분도 앉아 있지 못했다. 김씨는 짜증 내지 않았다.

공부 습관을 들이지 못한 것도 엄마 탓이라 생각했다. 모자(母子)는 매주 흰 종이에 일주일과 한 달치 목표를 기록했다.
그러자 재웅이가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30분, 한 시간으로 차츰 늘어났다.

5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면서 엄마와 아들은 흰 종이에 ‘반 5등’이라고 적었다.
“꿈을 크게 갖고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놀랍게도 재웅이는 5등을 했다. 엄마는 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친척과 이웃에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재웅이를 ‘칭찬해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재웅이를 놀리던 친구들과 공부 못하는 아이라며 집에 놀러 오지 못하게 하던 친구 할머니의 태도도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재웅이에게 찾아왔다. 공부에 재미를 붙인 것이다.
엄마와의 공부는 초등 6학년까지 이어졌지만 중학생이 될 무렵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재웅이는 1년 목표를 세운 뒤 월별로 어느 정도까지 성적을 올릴 것인지도 정했다. 또 매주 공부할 분량을 정해 실천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자 중학교 입학 때 전교 40등을 한 데 이어 고교생이 된 뒤로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

재웅이는 “엄마의 격려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성취감이 공부를 잘하게 된 비결”이라며
“생명과학자가 돼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웃었다. 김씨도 “아들에 대한 믿음과 칭찬이 큰 효과를 냈다”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 6월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학부모지원센터가 주최한 ‘사교육 없이 자녀 교육하기’ 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공모전에는 전국 초·중·고 학부모 191명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은 자녀 교육 성공담을 보내왔다.

 공모전 상을 받은 이미란(39·경기도 안양)씨는 자녀의 공부 습관을 바꿔줬다.
다른 엄마들이 유아용 영어학원과 수학학원에 아이를 데려갈 때 아들 백윤기(11·안양 신기초등 5)군의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집에서는 독서 습관을 기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지만, 나중에는 좋아하는 책을 골라 있도록 했다.
도서관에서도 책 읽기를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매일 아침 30분씩 방에 한자와 고사성어,
영어 단어를 붙여 놓고 함께 외웠다. 책 읽기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3~4년간 꾸준히 하니 초등 2학년 때까지 윤기가 읽은 영어 책만 1000권가량 됐다.
3학년 때 한자능력인증시험 3급 자격을 땄고, 영어·수학 경시대회에 나가 상을 휩쓸었다.
4학년 때는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에서 최연소로 최우수 표창장을 받았다.
학교 방송반과 축구 동아리 활동을 하며 전교 부회장도 맡고 있다.

이씨는 “학원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여러 활동이 가능하다”며 “아이가 원하는 공부를 하게 놔두는 것이 최선의 공부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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