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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_Digital

PC시대 상징 '윈텔 제국' 붕괴되나

 'PC 시대의 상징'이었던 윈텔 진영이 마침내 끝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차기 버전을 발표하는 날 인텔은 구글과의 협력 사실을 발표해 둘 간의 결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13일(현지 시간) 태블릿과 PC에서 동시에 구동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윈도8을 전격 발표했다. 특히 MS는 이날 윈도8을 발표하면서 오랜 동반자였던 인텔 대신 ARM 쪽으로 한 발 더 다가갔다.

같은 날 인텔은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용 칩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기기에서 인텔 칩을 좀 더 최적화하는 데 관심을 집중하기로 한 것.

기가옴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은 두 회사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PC시대를 이어온 '윈텔 진영'이 끝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MS, 저전력-모바일 강점 ARM 지원키로

그 동안 MS가 새로운 운영 체제를 발표하는 자리에는 늘 인텔이 함께 했다. 윈도의 기본 플랫폼은 당연히 인텔이 제공해 왔다. '윈텔'은 사실상 PC와 동의어로 통하면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태블릿으로 대표되는 포스트PC 시대를 맞으면서 MS와 인텔 모두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이젠 '윈텔'이 아니라 '태블릿'이 주도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4분기엔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대를 넘어서면서 사상 처음으로 PC 출하량을 추월했다. 애플이 지난 해 선보인 아이패드 역시 PC의 영역을 급속하게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엔 PC가 아니라 모바일과 태블릿이 기본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MS가 모바일과 태블릿 쪽 기능을 보강하는 데 도움이 될 ARM 쪽에 눈을 돌린 것 역시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MS는 이날 윈도8이 인텔 x86 뿐 아니라 엔비디아, 퀄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등 ARM 기반 칩과도 잘 구동되도록 설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ARM 칩의 강점은 전력 소모량이 인텔에 비해 훨씬 적다는 점. 윈도 기반 PC가 태블릿과 모바일 기기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선 이 부분을 보강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이 그 동안의 지적이었다.

여기에다 터치를 비롯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역시 윈도PC의 약점으로 꼽혔다. 이런 점은 의식한 듯 MS는 앞으로 윈도8으로 구동되는 울트라 신 PC와 태블릿 등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 "인텔 기반 안드로이드 기기 최대한 빨리 출하"

공교롭게도 인텔 역시 같은 날 중요한 전략을 발표했다. 인텔 개발자 포럼(IDF)에서 구글과 손잡고 아톰 칩을 안드로이드 기기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

두 회사는 인텔 기반 안드로이드 기기를 최대한 빨리 시장에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IDF 행사장에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 옆에 나란히 서서 새로운 동맹 관계의 탄생을 만 천하에 알렸다.

물론 인텔은 이전에도 구글TV 작업을 하면서 구글과 손을 잡은 적 있다. 또 오텔리니 인텔 CEO는 구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이 MS의 윈도 새 버전 발표하는 날 인텔이 다른 파트너와 새로운 동맹 관계를 공개적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행보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